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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없는 청정지역 광주 "이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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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복합제 사료 보급 효과

광주(경기)=뉴시스】김기중 기자 = 국가 재난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이 경기지역 18개 시·군에서도 발생했지만 여주와 이천, 양평에 둘러쌓인 광주지역만 구제역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어 화제다.

광주시가 구제역 청정지역을 유지할 수 있는 독특한 '비법'은 무엇일까?

외부인 출입이 잦은 거점 도로에 초소를 설치하고 생석회와 소독약을 뿌리는 등 방역활동은 다른 시·군과 크게 다르지 않다.

광주시가 5일장 폐쇄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행사를 취소한 것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다.

축산농가가 263가구에 소 6500두, 돼지 1349두 등 구제역 대상 가축이 8858두로 다른 지역에 비해 사육 두수가 많지 않은 것도 구제역 청정지역을 유지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광주시는 구제역 청정지역 유지 비법으로 자체 개발한 '유산균 복합제' 사용을 첫 손가락에 꼽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2007년 광주한우섬유질발효사료공장을 세워 조사료와 농후사료를 섞어 김치처럼 숙성 발효시키는 섬유질 발효사료를 자체 개발해 축산 농가에 보급해왔다.

사료는 유산균에 의해 김치처럼 발효되면 낮은 산도(pH)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구제역 바이러스가 pH 7.2~7.6에서 가장 활동성이 좋으며 온도가 4℃ 이하로 내려가면 pH6.7 이하 또는 pH 9.5 이상에서도 상당기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pH5.0이하 또는 pH11.0 이상에서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모두 사멸해 대부분 구제역 소독약제가 산성을 띈다.

광주시는 이점을 착안해 섬유질 발효사료를 자체 개발해 사용해 왔다.

하지만 유산균은 pH가 3.6으로 낮아 구제역 바이러스가 활동할 수 없는 환경이지만 가축들이 물을 마시면 희석돼 안정적으로 낮은 pH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광주시 농업기술센터는 유산균 배양액에 산도 저하제인 구연산을 희석해 유산균이 살아있으면서 물에 200배 희석을 해도 pH4 이하의 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지난해 자체 개발했다.

시 농업기술센터는 이 방법으로 개발한 유산균 복합제를 사료 등에 혼합해 가축들에게 먹이는 한편 하루 2차례에 걸쳐 일반 구제역 소독약과 함께 축사 방역에 사용하고 있다.

시는 유산균 발효 사료를 지난 2007년부터 축산 농가에 보급을 시작해오다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인 지난해 12월 유산균에 구연산을 첨가한 유산균 복합제를 광주지역 모든 우제류 농가와 조류사육 농가에도 보급하고 사용량을 확대했다.

시 농업기술센터는 자체 개발한 유산균 복합제가 구제역과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병원성대장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지난 11일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광주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유산군 복합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에 효과가 있는지 특허 출원 등을 통해 검증 절차를 밟고 있어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것이 아직은 조심스럽다"며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유산균 복합제가 낮은 산도를 유지해 구제역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고 광주지역 축산 농가 전체가 사실상 임상실험이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느정도 자신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에는 지난 12월 28일 실촌읍 삼합리의 축산농가에서 한우 1마리가 구제역 의심이 된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음성 판정이 난 뒤 단 1건의 구제역 의심신고도 접수되지 않고 청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