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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쌀로 쌀값폭락 해결하고 남북관계 녹이자"

통일쌀 실은 트럭, 여의도 이동 중 서울 곳곳서 막혀

권나경 기자 gwon4726@vop.co.kr
쌀값폭락을 막고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은 통일쌀이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발이 묶였다.

통일쌀 봉쇄한 경찰들

경찰 병력이 통일쌀 트럭 행렬을 봉쇄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쌀대란 해결! 대북쌀지원 재개! 농협개혁! 농민대표자회의'를 열고 정부에 대북쌀지원 재개와 법제화를 촉구할 예정이었다. 이날 행사를 위해 농민들은 전국에서 통일쌀 400가마를 모았다.

그러나 경찰은 오후 1시 50분쯤 쌀을 싣고 행사 장소로 향하던 트럭을 불법시위용품을 실었다는 이유로 막아섰고, 이에 전라도 등지에서 올라 온 트럭 6대가 문화마당 인근 KBS본관 앞 차도에 멈춰섰다.

또한 경찰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태령 인근에서도 전북에서 쌀을 싣고 올라 온 트럭 10여대를 막아 세우고, 이에 항의하던 전북도연맹 부의장을 방배서로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농은 통일쌀을 실은 트럭 30여대가 KBS본관 앞을 비롯한 여의도 일대와 남태령 등 서울 곳곳에서 경찰에 의해 멈춰서 있다고 밝혔다.

전농 관계자는 "여의도 문화마당에 합법적으로 집회신고를 냈고 공원에서도 허가해줬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차량 이동을 막아섰다"며 "합법적인 집회 장소로 이동하려는 차량을 이렇게 막아선 것은 엄연한 공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여의도에서 발 묶인 쌀들

전국에서 모은 통일쌀이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발이 묶였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한편 남태령에서 발이 묶인 전북 지역 농민들은 차를 갓길에 세워 둔 채 여의도로 이동했으며, KBS본관 앞에 모인 농민 50여명은 경찰을 규탄하는 약식 사전집회를 연 뒤 오후 4시께 농민대표자대회를 진행했다.

농민들은 "이명박 정부는 올해 봄부터 쌀 대란을 우려하며 근본 대책을 요구한 농민들의 절실한 목소리를 무시하고 '정부의 시장개입 최소화'를 운운하며 무책임한 대응으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최근 타미플루 지원으로 이명박 정부 들어 첫 당국간 인도적 지원이 재개됐다"며 "여기에 대북 쌀지원이 재개된다면 쌀대란을 막고,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일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럭 봉쇄한 경찰

경찰들이 통일쌀을 실은 트럭을 사방에서 봉쇄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여의도 광장에 진입하지 못해 항의하는 전여농 회원들

트럭에 불법 시위용품을 실었다는 이유로 여의도 광장에 진입하지 못하자 전여농 회원들이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발 묶인 여성 농민들

전국여성농민회 소속 여성 농민들이 경찰이 가로막자 트럭 위에 앉아서 버티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심난한 농민들

통일쌀 행렬을 경찰 병력이 가로막자 한 농민이 씁쓸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권나경 기자 gwon4726@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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