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오대쌀도약을 위한 심포지움 발제내용
정부는 우리편이 아니다 - 김용빈(철원군농민회장)
[2010-08-11 오후 3:37:00]
 
 
 

   지난 4일 철원농업기술센터에서 철원농민단체협의회 주관으로 진행된 철원 오대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심포지움에서발제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분량이 많아서 내용을 2편으로 나누어 정리를 하였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철원지역 농민들의 고육지책의 자리입니다. 허심탄회하게 우리의 살길을 찾는 자리가 돼야 하겠습니다. 먼저 전제 되어야 하는 것은 지금 쌀 문제에 있어서 정부는 우리 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체결 되지도 않은 WTO를 핑계로 수십 년 해오던 정부의 벼 수매 제도를 2005년부터 단칼에 없애고 수입쌀은 밀려들어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예 관세화로 문을 없애 버리자고 합니다. 더욱이 인도적 대북 지원쌀 중단으로 국내 재고는 날이 갈수록 쌓여 가고 있습니다. 지난 시기에 정부 비축미 수매는 매번 버스 떠난 뒤 손 흔들기로 가격이 떨어진 다음에야 하는 척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 7월에 정부 비축미 20만톤 매입 가격은 농민과 농협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은 탁상행정의 전형으로 1100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공매를 했는데 이것은 농민들을 무시하거나 죽으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의 쌀값폭락 사태에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쌀값이 추락하고 있는데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덩이를 끄려면 죽기를 각오해야 살길이 있습니다. 오대쌀값이 비싸다고 생각하거나 말씀하시는 분들은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쌀값 하락은 오대쌀이 비싸서 그런 것이 아니고 재고가 누적 되면서 적국 각 산지에서 출혈 경쟁을 하면서 판매에 나서고 우위에 서 있는 유통업자들의 횡포에 의해서 고가미나 저가미를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2009년 수매값(1530원)이 2008년(1670원)보다 8% 인하되고 올봄 추세는 출하 가격이 46,000에 이어 43,000까지 내려갔다. 여주는 39,500에 1주일 한정 세일을 하기도 했다. 벼 값은 지난 가을에 인하 되었으나 올해의 재고 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가격은 봄과 여름에 다시 한 번 더 흔들리고 있습니다.

 더욱이 철원 벼만 안 팔리는 것이 아니고 전국의 저가미를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정부는 긴급 비축미를 1100원도 안주고 가져가는 현실입니다. 이는 시장에 공급이 과잉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오대벼를 아무리 싸게 수매하고 시장에 판매한다고 해도 재고는 누적 될 것이고 가격은 계속 내려 갈 것이기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농민 여러분! 생산한 쌀을 시장에 다 출하하면 가격은 계속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농협에서 농민조합원들에게 판매량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천과 여주는 출하량의 10~15%를 배당 하였습니다 농민들에게 되돌려 주는 할당량은 자기 발등 찍는 격으로 오히려 시장 질서를 무너뜨려서 가격인하를 더욱 가속시킵니다.

 더욱이 정부는 생색내기로 정부 비축미를 공매 합니다만 가격 유지에는 뜻이 없고 가격이 떨어진 다음에야 떨어진 값보다도 더 형편없는 가격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정부를 믿을 수 없고 우리 편이 아니라는 것이 누차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제 농민 스스로 시장 출하량을 조절해야 살 수 있습니다.

 남는 양 만큼 농민들이 단결하여 시장에서 격리를 해야 제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10년에는 조합에 출하량중 10%(10가마 중 1가마)를 따로 떼어 놓는 셈치고 농민은 10%는 대금을 정산 받지 않고 농협은 시중에 팔지 않아야 합니다. 즉 매년 누적되는 재고가 전체 생산량 약 500만톤의 10%인 50만 톤인데 50만톤을 시장에 팔지 않아야 과잉 공급량을 줄이고 나머지 물량은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대신 2010년 농협의 벼 매입 가격은 2009년 기준으로 동결하는 것입니다.

 위 내용은 조합원들의 논의를 거쳐 4개 농협이 임시조합원 총회를 거쳐 승인을 의결합니다. 이후에 여주, 이천과 전국의 주요생산지 농민들에게도 동참을 요청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벼 이삭이 올라 왔다고 콤바인 준비하는 것 보다 눈앞에 들이 닥친 쌀 대란을 막을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혹자는 지금도 늦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합니다. 어영부영 갑을논박 하다가 수확시기에 들어가면 정말 때를 놓치게 됩니다. 철원지역의 모든 분들이 심사숙고 하고 모든 농민들의 동참의 결의가 필요합니다   .

철원신문 2010년8월11일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