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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 농민대회 소식입니다!

전농 님이 2009-09-23 09:58:04에 씀 | 110명 읽음

**장흥군 농민회원님이 자유게시판에 올리신 글입니다.

여러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현장소식으로 다시 한번 올립니다.**

아침 일찍 이장님의 방송 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장흥군 농민회와 쌀대책위가 주관하는 농민대회가 있는 날이니 마을 주민여러분께서는 오후 1시까지 면사무소 앞으로 참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방송을 들으면 사실 기분이 좋아진다.
지금이야 먼 과거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내가 고향에 내려왔을때 까지만 해도 이장들은 행정에 가까운 사람들이 다수 있었다.


지금은 더 인상 되었지만 당시만해도 이장들에게는 월 10만원의 활동비가 주어지며 "여러분은 준 공무원이니 행정에서 하는 일에 많은 협조를 바란다"는 면장의 말 한마디면 이장들은 농민회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였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을 조직하는데 많은 애를 먹었었다.


하는수 없이 방송 차량을 구성하여 각 마을을 순회하며 농민대회를 조직하였다
마을 주민을 조직화 시키기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으며 읍면을 조직하기 위해 각 읍면마다 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각종 농민대회를 조직하였다. 그런 과정에 이장 자치회는 쌀대책위원회에 편입하였고 이장 자치회장은 쌀대책위원회 임원의 역활을 주어 농민대회를 조직할수 있는 일원이 되며 정부의 농업정책에 점차 눈을 떠 가게 되었다.


지금도 일부 이장들은 농민회와 쌀대책위에 부정적 입장이나 다수의 의견에 따라 부정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도 농민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관례가 되었다.
이장들이 마을 방송을 한다고 마들 주민들이 조직화가 이루어 진것은 아니다.


농민 대회가 있을때마다 농민회에서는 마을 교육을 조직하고 방송차량을 이용해 마을방송을 통한 선전과 프랑카드를 제작하여 부착하는 농민회원들의 헌신성이 있기 때문에 농민대회가 조직화 된것이다.
9월 22일 대회를 앞두고 장흥군 농민회에서는 9월 한달동안 전체 10개읍면 마을 좌담회를 진행하였다.


그러한 농민회원들의 헌신성과 실질적으로 농민들의 삶이 더욱 곤궁해진것도 직접적 이유이다.
늘상 말하면 입아프지만 농민들은 사회의 소수자가 된지 오래이다.
농업 정책은 이제 홀대를 넘어 천대 받는 수준이 되었지 않는가?
정부의 농업 정책이 농민들을 아스팔드 위로 내몰리고 있는것이다.
정부가 농민을 위한 농업 정책을 폈다면 농민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한 기분을 안고 아내와 막내 딸아이를 안고 우리 부부도 장흥 군청앞 농민집회에 참석하였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토일론위에 신발을 벗고 앉은뒤 집회에 집중하는데 장인어른께서도 머리띠를 두르고 집회에 참석하셨다.
장인어른에게 인사를 드리니 새삼스럽게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신다.
참으로 멋쩍은 순간이다.

김동현 사무국장의 개회를 시작으로 박행덕 농민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쌀 목표가 21만원 쟁취,대북쌀 지원 법제화 쟁취,나락값 7만원 쟁취를 위해 집회에 참석해 주신 농민들게 감사드린다며 이명박 정부는 오늘 이자리에 피를 토하며 참석한 농민들의 심정을 헤아려야 하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추수가 끝나고 공공비축 수매 저지를 위한 대규모 야적 투쟁을 진행하여 이명박 정부 퇴진 투쟁에 나설것을 선언 하는 인삿말을 하였다.


이후  여성위원회에서 준비한 노래공연,민주노동당 정우태 도의원의 의정활동보고, 박민웅 총연맹 부의장의 연대사, 김현근 용산면 지회장의 결의문 낭독을 끝으로 1부 행사가 끝나고 장흥읍 중앙로 거리행사가 시작되었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방송차가 맨앞 그뒤를 따라 만장이 행진을 하고 북을 손에쥔 농민들의 북소리와 함께 대열은 뒤를 따랐다.


그렇게 장흥군청에 들어가니 경찰병력이 장흥군청 앞을 막과 있었다.
집회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장흥군청앞 광장으로 사람들을 들여보낼수 없다는 궁색한 변명이다.
이후 몇번의 입씨름이 오가고 핀잔을 들은 경찰병력은 뒤로 철수를 하였다.
방송차의 장흥군청앞 진입과 함께 각 읍면별로 먹을거리를 실은 차들이 군청 주변을 애워싼후 음식물이 반입되어 시위로 허기졌던 배를 달래며 각 읍면별로 오랫만에 만난 사람들과 함께 막걸리잔을 돌린다.


위두환 부회장의 사회로 3부 행사가 시작되며 이명흠 장흥군수는 나도 농민의자식이라며  의례적인 인사와 함께 다른 지역보다 쌀값을 높게 책정할것이니 걱정 말라며 농민들을 달랜다.


사회자는 내년 지자체를 앞두고 농민들을 외면한 정치인들에게는 표로 심판하자는 말에 농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풍년과 나락값보장을 위한 농민 축원제가 진행 되었다. 단상에 나락을 올리고 과일과 떡을 준비하여 박행덕 농민회장님 부터 잔을 올리기 시작하였다. 마지막에 잔을 올린 기원주 의장은 나락값 보장을 위해 농민들의 투쟁이 필요하다면 투쟁을 피하지 않을것이라며 농민회와 함께  나락값 보장을 위해 열심히 투쟁 하자는 결의의 말로 축원제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