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큰 이슈가 많은 한 주였습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깔때기' 정봉주 전 의원은 곧 구속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그리고 '라면'이 전국을 강타하는 기이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이슈를 한 방에 날려버린 멘트가 있었으니 바로 "서민과 청년 일자리를 생각하면 잠이 안 온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연말 덕담(?)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인터넷에서 성지순례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가카'를 향한 누리꾼들의 열렬한 반응을 잠 못 자고 밤새 모은 소셜늬우스 12번째, 시작합니다.

[라면 대박!] 꼼수면과 가카** 짬뽕

올해의 대세는 라면입니다. 오프라인에서는 하얀 국물의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이 대박을 쳤지요. 최근 SNS에서는 두 제품을 모방(?)한 '꼼수면'과 '가카** 짬뽕'이 큰 인기입니다. 찬바람이 불어서 일까요? 누리꾼들은 서로 "날도 추운데 오늘 점심은 꼼수면이나 먹자"고 난리입니다.

▲ SNS에서는 꼼수면과 가카** 짬뽕이 큰 인기다. ⓒ SNS캡처 꼼수면

도대체 두 라면은 어떤 맛이기에 이럴까요? 일단 국물이 끝내준다는 소문입니다. 맛의 비밀은 "'뼛속까지 친미' 쇠고기로 국물을 우려냈기"(@LeeJinYoung)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가카새끼 짬뽕은 어디서 구입 가능한가요?"(@elx7)라는 식의 주문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두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벌써 업그레이 버전의 라면이 나왔습니다. 바로 "게가 첨부된, 가카*** 짬뽕"인데요. "꼼수면을 즐기던 가까도 반할 맛"(@westwind0)이라고 합니다. 대박 행진은 여러 모방 제품을 탄생시켰는데, 바야흐로 '면의 전성시대'입니다.

"정봉주는 사면! 민주당은 수면(..)zzZ, 한나라당은 가면(×.×), 국민들은 불면(T.T) - @zodiac911

"가카**짬뽕, 꼼수면 다음으로 MB사에서 출시한 라면은 '기소면'이구나." - @johnfunnykim

또 @artcraft71는 너구리를 이용해 "너! 구리지?" 라면을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하지만 절대 먹지 말아야할 면도 있습니다.

"절대! 쫄면은 안되쥐~!" - @visionlyp

▲ 결국 '눈물' 보인 정봉주 대법원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게 상고 기각 판결을 내린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정 전 의원과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이 차량에 올라타 대법원을 떠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정봉주

[정봉주] "곧 가카와 교체될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BBK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정봉주 전 의원. 결국 대법원에서도 유죄를 인정받았습니다. <나는 꼼수다>로 대권 후보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정 전 의원. 이 추운날 감옥에 가야할 처지입니다.

대법원 결정 직후 정 전 의원과 많은 지지자들이 눈물을 보였는데요. 그는 그래도 금방 "울지 말라. 울면 진다"며 "웃으면서 이기는 싸움을 하는데 이제 정봉주를 기꺼이 그 도구로 쓰라"고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이런 정 전 의원의 '유훈'을 받들어 누리꾼들은 격려와 웃음, 그리고 해학으로 이 시기를 건너고 있습니다. 일단 @PresidentYSKim는 "정봉주 전 의원은 나꼼수에 '감옥에서 온 편지' 코너를 만들어서 계속 깔대기를 대면 될 듯"이라고 제안했습니다.

'깔대기' 정 전 의원을 이명박 대통령이 대권 후보로 키웠다는 그럴듯한 설도 많습니다. "정봉주는 이명박이 키워주네... 정치에 관심 없던 우리 언니가 정봉주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 찍겠다고 하네. 이러다 진짜 '대권 깔대기'가 현실화 되겠구나. ㅋㅋ"- @youngsun2011

또 역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BBK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비교하며 "박근혜가 대권주자면 정봉주도 대권주자다!"(@2mb_DIERT)라며 관련 동영상을 무한RT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장 많은 의견은 정 전 의원을 향한 격려입니다. ssongwwon(다음)은 "돌아가는 판세를 보니, 곧 진범이 잡힐 것 같습니다. 그리 오래 계시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억울하시겠지만 조금만 고생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 정봉주 전 의원 지지자들이 만든 '정봉주 국민의원' 약력. ⓒ SNS캡처 정봉주

또 '솔향기'(다음)는 "조금만 기다리세요. 내년에 '쥐'랑 체인지해 드릴게요 ㅠㅠ"라고 약속했고, '꼼꼼한가카'(다음)는 "우리가 복수해줄게요"라고 다짐했습니다. '드가'(다음)는 "감옥 청소 잘 해놔요. OO랑 바톤 터치해야지요"라고 새로운 임무를 부여했습니다.

정 전 의원이 사람들에게 "웃으라"고 했지요? 트위터에는 이런 의견도 있습니다.

"친구아들, 정봉주 기사 보고... '엄마, 마라톤하는 사람을 왜 잡아가?" - @jjbb40

정 전 의원의 책 <달려라 정봉주> 탓일까요? 아니면 마라토너 이봉주와 헷갈린 것일까요?

[이명박 대통령의 망언] "서민 생각에 잠이 안 와"

이 대통령께서 또 '주옥같은 어록'을 남기셨는데요. 그는 최근 "(힘든 서민과 청년 일자리)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 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의 반응이 폭발적입니다. 포털 <다음>에서는 해당 기사에 무려 2만8000개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누리꾼들은 "성지순례"라며 "3만 번 째 댓글 단 사람 인터뷰 하자!"라고 제안했습니다.

'나린여우'(다음)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이후에 최고"라는 찬사를 보냈는데요.  celine(다음)도 "올해 연말 개그 대상 가카 타시겠다"며 "그를 위해 준비한 멘트가 확실하다"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시바~~졌다. MB야 니가 윈이닷"라는 '항복' 선언도 있었습니다.

대통령은 서민을 위해 잠 못 자고, 누리꾼은 대통령 때문에 잠 못 잔다고 난리인데요. "저도 가카님 하시는 일 생각하면 잠이 안 와요!"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당신은 이제 잠 안 오지? 난 4년 내내~ 잠을 설쳤다." - 하늘아래(이다 다음)

"나도 웃겨서 잠이 안와.ㅋㅋ" - Bae Dong Min

"ㅋㅋ 난 네가 누구 생각한다면 더 겁나." - JUNG

▲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의 회담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렸다. ⓒ 청와대 이명박

또 '캡처맨'(다음)은 "수애는 예쁘기라도 하지. 가카는 자기가 한 일이 뭔지 정녕 기억에 없나 봐"라고 가카의 기억력을 원망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닙니다. TRUDC(네이트)는 "많은 사람들이 각하를 걱정하고 있으니 이제 1년 동안 편히 쉬다가 떠나시라"고 훈훈한 덕담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쩌지요? 가카 또 잠 못 자게 생겼습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MB가 내곡동 땅 매매 직접 지시했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가카에게는 잠 못 이룰 성탄절이 될 것 같습니다.

곧 아기 예수가 탄생한 성탄절입니다. 꼼수면이나 가카새끼 짬뽕 한 그릇 끓여 드시고, 하루쯤 가카 대신 예수의 삶을 생각하며 숙면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