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con
나락을 모두 팔아 버리면 비수가 되어 돌아온다

[특별기고] 김용빈 철원군 농민회 정책위원장
[2011-09-23 오전 10:32:00]  철원신문
 
 
 

이명박 정부는 원가에도 못치는 쌀값이 소비자 물가폭등의 주범인양 닦달을 하고 있다.

 지금의 쌀정책은 농촌을 흉흉하게 만들고 식량기반을 뿌리채 흔들고 있다.
 

 2009년에는 재고미가 많다고 떠들며 전국의 농협 RPC의 벼를 시장에 890운동을 통하여 경쟁적으로 시장에 투매를 하게 하였고 작년 여름에는 전국 농협RPC의 재고미를 저가입찰을 통해 크게 떨어진 가격으로 수매를 하여 각 조합에 큰 적자를 발생하게 하였다.

 

 정부의 쌀값 때려잡는 행태는 매년 강도가 심해져서 끝이 어딘지 모르게 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년초부터 정부비축미를 방출하여 쌀값의 목줄을 옥죄고 있다.

 

 상반기와 여름에 60여만톤의 비축미를 시중가의 절반값에 풀고 공공 기관에는 강제로 소비를 시키기도 하였다.

 

 9월 들어서는 새로 임명된 서규용농식품부장관이 전국의 농촌 시,군 자치 단체장들을 불어 모아서 정부와, 농협, 지자체 셋이 힘을 모아서 농촌을 살리자고 밤을 세워 떠들더니 침도 마르기전에 그리고 추적전야에 비축미를 5만톤을 그것도 시중의 절반값에 덤핑을 쳐서 방출하는 반농민적 행위를 저질렀다.

 

 철원의 쌀값은 1510원을 기준으로 정해지고 있다. 2010년 폭락했던 가격보다 올랐다고 아쉬운대로 만족을 하려고 애덜을 쓰고 있으나 속 마음은 편하지 않다. 물론 벼농사의 수익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더 자세히 보면 수익이 별로 없는 것이 아니고 아직도 손해를 보고 있다. 직접 사용되는 비료값, 농약값, 유류비, 자재비, 농기계등 직접생산비와 농지의 임대료(도지) 그리고 차량의 유지비등 간접생산비, 각자의 인건비등을 뽑아보면 계산은 안 맞는다.


 이 여파로 농협은 적자고 농민은 대출이 늘고 농어촌공사에 땅을 잡히고 있는 가슴 아픈 현실이다.


 지난해 2010년 가을 추수를 끝내고 철원농민들은 가격인하와 수확량 감소로 1만평당 천만원이 줄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주고 받았다. 지금 그 실정의 정체가 들어나고 있다. 올해 농민들은 농협에 생활비를 대출하여 연명하였으며 상환을 못해서 농협에는 연채가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어려워지는 농협은 차등금리 적용을 더 강화하여 8%의 금리를 9.5%까지 올려 받고 있다.
 

  올해도 연이어 수확량 감소며 10년내 최고의 흉년이라는 정부 발표도 나오고 있으며 남쪽에서 올라오는 콤바인 기사들도 자기 동네의 흉년을 걱정들하고 있다.
 지난 여름 우리는 낙농농가들의 가격보장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보았다.
 

  사료비 인상등으로 원유생산비를 보장받지 못하자 지난 3년간 동결된 원유값을 현실화 시켜달라고 요구를 하였으나 거부당하자 전국의 낙농농가들이 집단으로 원유출하를 거부하고 어떤 날은 쏟아 버리기도 하여 거의 20%인상을 결정하였다.


 쌀농가에 전해지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본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농민을 위해서 결정 되도록 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생산한 농산물을 가격이 결정되기 전에는 시장에 팔면 안된다는 것이다.


 전국의 쌀농가와 특히 철원의 농민들은 깊이 반추해 보아야 할 대목이다.
 그간 정부가 사들인 벼는 우리 농민들의 벼값을 떨어뜨리는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 왔다. 더 이상 바보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귀에 막뚝을 박아 놓았는지 농민의 소리에는 철저히 외면하고 기만까지 하고 있다.
 정부는 농민을 희생양으로 쓰고 농협은 정부의 시녀가 되어 농산물을 제값으로 팔아오는 기능을 상실 하였다.

 

 손해를 보고도 그냥 팔아 버리는 장사는 8살 꼬마도 할 수 있다.
 농민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국적으로 쌀값을 제대로 받기 위한 노력을 다양한 형태로 하고 있다.


 생산비를 포함한 목표값을 210,000으로 정해놓고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비축미의 출하를 거부하여 정부가 단경기에 쌀값인하정책을 못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즉 농협에서 21만원으로 수매를 하고 농민들은 정부가 쌀값 죽이는데 사용하는 정부비축미를 주지 말자는 것이다.
 

  정부로부터 쌀값을 지키기 위하여 철원은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말보다는 행동이어야 한다. 철원의 특성상 전국의 다른 지역보다 수확이 먼저 시작되고 정부비축미 수매는 하지 않고 있으나 농협에서 배정하는 계약상의 수탁물량과 계약외의 수탁물량등은 천원 또는 천백원대 가격으로 약탈을 하려고 한다.

 

 물론 팔아서 수익 남으면 돌려 주겠다고 하나 이는 농협의 본연의 역할이 아니며 개인정미소와 농협출하가격의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 있으며 큰 수요자인 대형 마트가 수탁가격의 차액을 빌미로 가격인하를 요구할 때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농협에서 배정받은 수탁물량 전량은 출하하지 말고 쟁여 놓자.
 낙농농가처럼 생산물을 내가 가지고 있어야 우리가 바라는 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럼 우리는 얼마를 요구 하는가?
 그것은 출하하지 않고 남겨놓는 량에 비례해서 가격은 변화할 것으로 본다.
 당장 어렵더라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그것이 애원하지 않고 스스로 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