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철새 엄기영의 묘한 행보 칼럼

엄기영씨가 3월2일 한나라당에 입당한다. 또한 동시에 강원도 도지사 보궐선거에 나선다고 출사표를 던진다고 한다. 이미 관련 보도자료들이 언론사에 뿌려졌다. 그동안 설마설마했던 일이 현실이 된것이다. 작년 mbc 사장 시절부터 엄기영씨의 행보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황당함을 넘어 손발이 오그라들 지경이다. 

물론 엄기영씨가 한나라당에 들어가던 아님 다른 당을 선택하던 그건 전적으로 그 사람 맘이다. 그 자체로만 가지고는 놀랍다거나 광분하거나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엄기영씨의 놀라운 변신때문이다. 이건 일반인의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변신이다. 우스개 소리로 유권자의 레이더에 도저히 잡히지 않는 스텔스 철새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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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씨는 지난해 초까지 mbc의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정부의 mbc 접수용도로 선임된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과 대립하여 사장직을 관뒀다. 방문진은 엄기영씨의 인사권을 완전 무력시키는 방법으로 mbc를 제압했다. 그 시도에 대한 반발로 엄기영씨는 사장직을 사퇴했다. 아래는 당시 관련 내용을 담은 기사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MBC '인사 압박'을 사실로 재확인하며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엄기영 전 사장은 18일 전화통화에서 '김우룡 이사장이 지난해 8월부터 그를 해임하려고 했고, 12월 MBC 임원의 사표도 요구하는 등 인사 압박이 심각했다'는 관련 내용을 묻자 "김우룡 이사장이 얘기한 게 맞다"면서 "너무 참담하다"고 밝혔다. 

그는 '김 이사장의 신동아 인터뷰 기사'를 "(살펴)봤다"면서 "너무 참담하다"고 거듭 밝혔다. 엄기영 전 사장은 김 이사장이 '엄 사장이 나가면서 이제 공영방송을 위한 8부 능선은 넘어섰다, MBC 내의 좌빨 80%는 척결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말도 안 된다. 참담하다"고 거듭 밝혔다.

엄기영씨는 사장직을 물러나면서 mbc 사내통신망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글도 남겼다. 글내용 하나하나에 사장직 사퇴가 외압에 따른것이며 더 큰 희생을 막고자 항의의 차원에서 사퇴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남은 mbc직원들의 투쟁을 독려하는 말까지 했다


사랑하는 MBC 임직원 여러분!

저는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MBC 가족 여러분에게 작별 인사를 드리려 합니다.
저는 오늘로서 36년 간 가족처럼 사랑해 온 MBC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우선 이 위중한 시기에 사장직을 내놓게 된 점에 대해
우리 구성원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을 뚫고,
MBC를 두 번째 반세기의 길목에 안착시키고 나가자는 것이 저의 각오였지만
지금의 상황은 사장으로 남는 것이 MBC의 위상에 오히려 누가 될 수 있는 국면인 것 같습니다.

(중략)

그런 MBC에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책임 경영의 원칙은
양보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사장으로 재임한 2년은 MBC 역사상
그런 2년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다사다난했습니다.

방통융합과 방송업계를 둘러싼 재편 논의가 대세였던 취임 초기,
저의 목표는 공영성을 강화해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지키고 방송산업을 둘러싼
변화의 물결에 기민하게 대처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저의 예상을 훨씬 넘을 만큼 더 복잡한 것이었습니다.

(중략)

평가는 역사와 후배들에게 맡깁니다.
오늘 생각해 보니, 저는 MBC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후배들에게 무거운 짐만 넘기고 떠나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안쓰러울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방송 만들고
대한민국 최고의 일류 공영방송 MBC를 계속 지켜달라는 것이
물러가는 선배의 염치없는 부탁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일하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나 큰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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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엄기영씨가 mbc를 떠나면서 화이팅을 외쳤던 사진을 기억했다. 하지만 엄기영씨의 착한척 바른척은 여기까지였다. 엄기영씨는 사장직에서 물러났으면서도 아무도 모르게 mbc로 부터 고문대우를 받았다. 1년남짓 못받게 된 사장 보수까지 챙겨받았다고 한다. 정말 깜쪽같은 일이다. 그러면서 다수의 정치적 활동을 진행했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사직 후에도 MBC 고문 대우를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의 부당한 MBC 통제 의도에 맞서 사장직을 던진 엄 전사장에 대해 MBC가 고문 대우를 한 경위도 의아하지만, 엄 전사장의 그동안의 미심쩍은 행보와 관련해 공영방송 고문으로서 합당한 처신이었는지 새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엄 전 사장은 MBC 고문직을 수행하면서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원 춘천시장에 출마한 무소속 후보의 거리 유세를 함께 했었고, 최근 KBS 2TV <아침마당>에 파란색 점퍼를 입고 출연해 한나라당을 연상케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이같은 행보 때문에 엄 전 사장은 한나라당의 유력한 강원도지사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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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의 귀재?


과연 그는 변신의 귀재인가? 아니다. 솔직히 말해 이건 변신도 아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변태다. 변태.. 엄기영씨의 행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과연 어디서 부터 이 사람이 거짓된 행보를 보였는지 가늠할 수도 없다. 어찌 사람이 이렇게 말도 안되는 행보를 보일 수 있을까? 

이건 단지 언론사 사장출신이 한나라당에 영입되었다 라는 것과 차원을 달리하는 거다. 그의 과거 표현대로 라면 엄기영씨는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방송장악 음모때문에 사장자리에서 물러난것이다. 그런데 그런 자들의 편에 서서 공천을 받고 선거에 나간다? 이걸 도대체 어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 

결국 상식의 잣대로 이 상황을 해석하기 위해선 그간 엄기영씨의 모든행동이 다 거짓이었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 그는 처음부터 거짓모습을 보인거다. 사장자리에서 물러난것도 방문진과 짜고 저항한 척을 한것이다. 그러니 뒷구멍으로 고문직을 받아들인거 아니겠는가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가장큰 덕목은 신뢰다. 능력은 부차적인 문제다. 신뢰할 수 없는 자가 되려 능력이 좋다는건 유권자를 쉽게 속일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뿐이다. 엄기영씨는 그의 행보로 인해 전혀 공직에 어울리지 않는자라는게 드러났다. 그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다. 기회주의자에게 공직을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한나라당도 이번 엄기영씨의 영입을 반가워할 이유는 별로 없을 것 같다. 그의 영입이 선거에 도움이 될것이라고 생각했다간 큰 코를 다칠것이다. 임기영씨의 한나라당 영입은 재보선 전체에 여향을 미칠 엄청난 사건이다. 예측하건데 엄기영씨가 파란잠바를 입고 강원도를 돌아다니면 돌아다닐 수록 한나라당은 전지역에서 패배의 기운을 느끼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