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정치운동을 표방한 희망과 대안, 민주넷은 정당의 연합정치 핵심 관계자를 초청해 '연합정치의 구체적 길을 묻다' 토론회를 주최한다. 토론은 <오마이뉴스>와 <경향신문>, <한겨레>, <프레시안>, <칼라TV>, <커널뉴스>가 공동 주관하며 ▲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18일) ▲ 조승수 진보신당 원내대표(19일) ▲ 이정희 민주노동당 정책위원장(20일) ▲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21일) ▲ 김서진 창조한국당 최고위원(22일)이 각각 토론자로 참여한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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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대안>과 <민주넷> 공동주최 "2010 연합정치 실현, 구체적 길을 묻다" 토론회가 20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인 이정희 의원을 초청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이정희

 

"지방선거에서 판을 뒤엎지 못하면 민주주의와 인권 해체가 얼마나 더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이번 선거로 국민들이 숨 좀 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민노당은 이명박 정부를 독재정부로 규정했다. 연합이 희망을 줄 것이다. 재밌게 연합하고, 2012년의 틀도 만들자. 연합의 제1 목표는 한나라당을 몽땅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은 쿨하게 연합하자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주권당원과 같은 맥락으로 연합정치 토론에 임했다. 결혼하기로 했으면 혼수 마련은 일도 아니(유시민)라는 국민참여당의 주장과 남녀가 반했다고 당장 결혼할 수 있냐(조승수)는 주장이 이틀간 맞섰는데,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전자에 가까웠다. '연합은 진보의 운명'이라는 생각 같았다.

 

물론 선거연합 과정에서 당연히 계약서는 꼼꼼히 써야 하지만 연대논의 테이블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임하자고 제안했다. 반MB연대가 그 출발이라고 했다. MB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연대해 권력구조를 바꾸는 데 집중하자는 것이다.

 

진보개혁 야권에 연합정치를 제안한 희망과 대안, 민주넷이 20일 주최한 '2010 연합정치, 구체적 길을 묻다' 세 번째 토론에 참석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전날 참석한 조승수 진보신당 원내대표와는 많은 의견 차이를 보였다.

 

이 토론의 사회를 맡은 최태욱 한림대 교수는 "같은 진보정당이지만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에 비해 굉장히 유연"하고, "성사 자체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국민참여당과 닮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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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가 말하는 연합정치 실현의 길 ①
ⓒ 김윤상
이정희

 

"진보신당, 한미FTA로 연합논의 흔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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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인 이정희 의원.
ⓒ 권우성
이정희

조승수 원내대표는 한미FTA나 해외파병 등 대외정책 이슈도 2012년 총·대선을 염두에 둔 연합정치라면 당연히 논의해야 하고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였지만, 이정희 의원은 그 이슈들이 지방선거의 핵심 정책과제로 부각될 필요는 없다는 견해였다.

 

이 의원은 "한미 FTA는 민노당도 포기할 수 없는 문제"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이슈가 지방선거의 연합정치를 좌우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보정당으로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슈지만 이게 합의되지 않는다고 해서 연대를 못하겠다는 식이 돼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와 대외정책이 무슨 관계냐는 유시민 당원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단 합의가 가능한 수준에서 연대를 모색하자는 쪽이었다.

 

무엇보다 이 의원은 "정책합의 수준을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 때문에 지방선거 연합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진보신당의 고민을 당연히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이걸로 연합을 흔들어선 안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 원로들의 정체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조승수 원내대표는 상당히 날을 세우는 편이었지만, 이 의원은 "국민적 요구를 대변하는 역할에서 엇나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며 "과거에 어떤 일을 했느냐보다는 지금 무슨 애기를 하고 있는지에 주목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진보신당 측에서는 불편해 할 수 있지만 넓게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후보단일화는 인물 본위로... "호남 민심, 민주당만의 지자체 원치 않는다"

 

이 가운데, 진보 양당 간 격차가 좁혀지는 대목은 역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양보 문제였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헌신하는 자세로 적극 양보해야 연합정치가 성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눈앞의 자리를 잃더라도 연대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며 "반MB연합은 민주당의 지지도가 높은 곳부터 인물 본위로 후보조정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 전남 지역까지 논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강세지역인 광주전남북에서 최소한 1석이라도 후보를 내지 말고 다른 야당에 양보하라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논의해봐야 한다"면서도 "이 지역 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민주당과 1:1로 붙어 다 이겼듯이 호남 민심은 민주당끼리의 지자체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민심이 반영되는 후보단일화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일 민주당이 연합하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고 버티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판결로 강제 집행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결국 여론의 힘이기 때문에 정당들이 국민의 평가를 두렵게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속토론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3자가 공히 합의하는 바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연합을 그치지 말고 2012년 권력교체기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정희 의원은 유 당원, 조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연합정치를 이번 지방선거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끝나고 헤어질 것이라면 뭐 하러 모이겠냐"며 "지방정치를 바꿔도 국회와 정부를 바꾸지 못하면 MB정권은 세종시나 4대강 사업을 계속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정치의 연속성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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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인 이정희 의원.
ⓒ 권우성
이정희

진보 양당 통합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한자리에서 논의는 못했다"면서 "현재는 통합을 원한다는 보도가 나가면 안 한다고 튕기는 반응이 오지만 일단은 만나서 진보통합을 원하는 시민과 노동자들의 요구에 부응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에서 민주노동당이 내건 주요 정책과제는 ▲ 용산참사 재발 방지와 도심 재개발의 새로운 재정립 ▲ 시민사회와 손잡고 국민참여예산제 도입 및 정착 ▲ 사회적 일자리를 통한 고용문제 해결 ▲ 무상급식과 사교육비 경감 ▲ 전 국민 고용보험제 등이다. 이 의원은 2월 안에 정리해 발표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 의원은 이날 토론에서 시민사회에 투표참여운동을 중점적으로 벌여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10.28 재보궐선거 당시 수원 장안에서 대학생들이 보여준 것처럼 대학 내 투표소 설치운동 등을 통해 젊은층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후보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택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마지막 수단으로는 가능하다"고 전제했지만 "인물 본위로 가지 않고 정당지지율에 얽매여 가는 방식은 피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후보 간 경쟁구도에서 오픈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채택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생각해볼만한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단, "예비선거에서 떨어진 뒤 무소속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 제도를 실시하기 전부터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도록 각 정당이 강제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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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가 말하는 연합정치 실현의 길 ②
ⓒ 박정호
이정희

 

"한나라당 몽땅 떨어뜨리는 게 제1 목표"

 

선거연합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이 보기에 개혁적이지 않은 후보가 최종 연합후보로 선정된다면 선거운동을 하겠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고민스러운 점"이라고 망설인 뒤 "대의를 위해 함께 갈 수도 있고, 다른 방법으로 가자고 논의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민주노동당은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할 것"이라며 "민주노동당이 연합의 판을 깨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의 승리 기준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을 모조리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번 다수 의석을 차지하면 흔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따라서 여론이 나빠도 본인들의 견해대로 추진하는데 국회에 와서 이 점이 가장 황당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도 당신들이 당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한나라당 떨어뜨리는 게 1차적 목표"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의원은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얘기를 이제는 접을 때가 됐다"며 "카리스마가 강한 지도자가 있지 않은 상황에서 모두 도토리 키재기이지만 '도토리를 엮으니 괜찮네!' 하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국민 신뢰라며 진보의 가능성을 여는 블루칩이 등장하게 하는 것이 이번 지방선거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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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대안>과 <민주넷> 공동주최 "2010 연합정치 실현, 구체적 길을 묻다" 토론회가 20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