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민통선 안에 울려 퍼진 평화의 노래
<기고>청소년평화문화축제를 다녀와서



따사로운 햇살아래 가을이 익어가는 10월의 마지막 일요일.

 

 김  용  빈

南과 北이 가로막혀 있는 철원에서 먼 북녘 땅을 바라보며 민통선 안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청소년들의 하모니가 울려 퍼졌다.

 

강원도청과 철원군의 후원, 국경선평화학교, YMCA 주관으로 열린 청소년평화문화축제에는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철원의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경북 안동, 구미, 경남 마산, 전남 광주, 여수, 경기 이천, 광주, 시흥, 충남 천안, 강원 춘천 원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미래 한반도 주역들이 그 동안 갈고 닦은 끼와 솜씨를 마음껏 발산을 하였다.

 

분단의 아픔을 60년이 넘도록 간직하고 있는 철원의 월정리역 앞 평화문화광장의 다리 건너에 있는 상설야외 공연무대에서 진행된 이날 축제는 평화문화광장 개장 이래 처음으로 공연이 펼쳐져 그 공안 개점휴업처럼 쓸쓸했던 무대와 광장에 모처럼 젊음의 활기가 넘쳤다.

 

전국에서 새벽길을 달려온 청소년들은 도전, 평화 골든벨 게임으로 몸을 풀고 남과 북이 서로 어울려 지내자는 의미로 준비된 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가졌다.

 

풍요로운 가을 하늘 아래서 상큼한 바람을 맞으며 삼삼오오 모여 비빔밥을 함께 먹는 행복한 모습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이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청소년들의 무대와 평화음악가초청 출연진으로 구성된 연주와 댄스 그리고 음악의 향연이 이어졌고 중간에 격려인사로 나온 YMCA 사무총장은 “오늘 민통선 안에서 청소년들이 함께 평화와 통일을 노래하니 보람되고 통일은 평화로운 사회, 평등한 사회, 함께 사는 사회이고 여기에 있는 청소년들이 지역에 가면 주변에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부탁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무대 주변에 설치된 여러 개의 부스에는 참가 지역별로 마련한 평화 놀이터 체험을 할 수 있었다.

 

한 바퀴 다 돌아보니 큰 벽타일에 통일기원 그림그리기,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공정무역 홍보, 얼굴과 손에 그리는 페이스페인팅, 커피 바리스타, 인기 만점인 추억의 음식체험코너, 세계의 식량-기아문제 홍보, 헌 현수막을 활용한 평화기원 집단그림 그리기, 통일 소원 쪽지 쓰기, 현장 이동 즉석 ○,× 수수께기 맞추기 등 다양한 체험 코너와 야생화 전시회가가 마련되어 축제를 더 즐겁고 풍성함을 맛볼 수 있었다.

 

행사장내에는 북한 인민군 복장을 한 청소년과 남한군인의 복장을 한 청소년이 함께 다니며 즐기는 모습은 남과 북의 대립만 바라보던 청소년들의 마음에 새로운 사고로 소통의 문을 열어 주는 것 같았다.

 

평화광장과 개울 사이로 떨어져 있는 야외무대를 이어주는 소통의 다리에는 흰색 바탕에 한반도의 모양이 그려진 통일기가 바람에 가득히 휘날리며 함께 통일의 마음에 꽃을 피웠다.

 

조용한 발라드에서 락-밴드로, 다시 열정적인 댄스까지 그리고 윤도현의 아리랑에 맞춰 객석과 무대가 하나가 된 열정과 흥을 한껏 발산한 플래시몹이 펼쳐진 공연무대는 오케스트라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연주하며 얼어 있는 남북의 분단선에 따뜻하고 고운 선율을 울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풍물패의 힘찬 길놀이를 앞에 세우고 야외무대를 출발하여 참가한 청소년들이 길게 뒤를 따르며 넓은 평화광장을 크게 일주 하면서 아쉬운 축제가 마무리되는 것을 바라보며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속히 우리 곁에 있어야하는 당위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