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경매업체들이 농산물 경매가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우리 농민들이 애써 수확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먼저, 임찬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충북 청주에서 옥수수 농사를 짓고 있는 42살 김 모씨는 다른 농민의 옥수수까지 모아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의 경매대행업체에 넘기는 이른바 '출하주'입니다.

김 씨는 옥수수 품질이 좋아 높은 가격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난 7~8월 16차례의 경매에서 번번이 실망스런 가격만 받았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경매업체에서 경매기록을 받아봤더니 의문 투성이였습니다.

8월 28일 경매에서는 도매상들이 8킬로그램짜리 한 포대에 만 7백 원에서 만 5천 원에 응찰했지만 이보다 낮은 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게다가 낙찰받은 도매상은 만 5천원에 응찰했다가 응찰을 취소해 낙찰받을 자격도 없었습니다.

가락시장의 전자 경매는 가장 높은 응찰가를 써낸 도매상이 낙찰받도록 돼 있지만 16차례 가운데 14차례가 응찰가보다 낮은 값에 낙찰됐습니다.

나머지 두번은 아예 경매 기록도 없었습니다.

김 씨는 경매 회사가 가격을 미리 정해 특정도매상에게 몰아주는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김 모씨/허위 경매 피해농민 : 당했다 이런 기분이었어요. 어디를 믿어야 하는지…. 국가에서는 인정하는 기관인데 농민들은 모르고 있고….]

경매회사는 단순 실수였다며 합의금을 제시하며 무마하려 했습니다.

[김 모씨/허위 경매 피해농민 : 경매사가 저를 쫓아다니면서 미안하다, 죽을 죄를 졌다고 하는거예요. 충분한 보상을 해줄테니 나한테 살려달라고 이야기한겁니다.]

김 씨처럼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다수 농민은 경매과정에 문제가 있어도 알수 없어 피땀 흘려 지은 농산물을 헐값에 처분할 수밖에 없습니다.